불순종의 자기 합리화

사울이 왕이 된 다음 해, 즉 사울의 즉위 2년째 이스라엘은 군사를 모집하여 블레셋과의 전쟁을 벌입니다. 블레셋을 선제 공격한 이스라엘은 엄청난 규모의 블레셋 군대에 의해 강력한 반격을 받게 되지요. 병거만 삼만이요, 마병이 육천이요, 바다의 모래 같은 블레셋 군대가 모였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군사들이 위급함을 느끼고 굴과 수풀과 바위틈과 웅덩이에 숨기에 급급했습니다. 절박한 상황가운데 요단을 건너 도주하는 자들도 생기게 됩니다. 많은 군사들이 죽음을 당하고, 군대는 뿔뿔히 흩어졌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지 않고 시작한 전쟁의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울이 정한 기한대로 이레 동안 사무엘을 기다립니다. 하루가 절박한 상황에서 칠일을 기다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급박한 전쟁의 상황에서 칠일을 기다리도록 한 이유가 무엇일가요? 전쟁은 군대의 많고 적음이나,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사울 왕은 백성들이 흩어지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서 급한 마음에 자신이 직접 번제를 드리게 됩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번제가 끝나자 사무엘이 그곳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사울을 엄히 책망합니다.

 

사무엘의 책망을 들은 사울의 반응이 중요합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면 됩니다. 그러면 용서의 기회가 주어지지요. 그러나 사울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왕이라는 권위의 무게 때문이었을까요? 그는 상황의 급박함을 이유로 자기합리화를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은근히 사무엘이 정한 시간에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하려고도 하지요. 어절 수 없는 인간의 본성입니다. 준수함과 겸손함을 겸비했던 사울이었는데, 왕이 되고서는 변하고 말았습니다.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하나님의 뜻을 저버리고 제사장의 권한을 침해한 사울은 회개할 줄 모르고 끝까지 변명과 핑계로 일관하다, 결국 사무엘에게서 엄한 책망과 함께 하나님의 징계를 받게 됩니다. 사울의 왕조는 당대에 끝나게 되지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일이 즉위 이년에 일어난 사건이고, 이후 38년 정도의 재위기간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울에게 많은 시간과 기회가 주어졌지요. 그러나 사울은 진정한 회개 대신, 번번히 불순종하고 실패합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5월 29일 주보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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