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마중물, 오병이어

달라스 윌라드의 명저 ‘하나님의 모략(The Divine Conspiracy)’ 서문에는 이런 글이 있습니다. “오늘날 예수를 한 인간으로서 흥미를 갖고 대하거나 예수가 자신의 현실 생활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고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일반적으로 그분은 현실의 이슈를 다루는 현실의 인물로 간주되지 않는다. 우리가 부딪혀야 하는, 그것도 지금 부딪혀야 하는 세상이 아닌 저만치 허공의 영역에 관심을 둔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과연 그럴까요?

 

복음서를 읽으며 만나는 예수님은 너무나도 우리의 현실문제에 관심이 많으시고, 우리의 고통과 아픔과 배고픔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할 중요한 면이 있습니다. 신적권능을 가진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이지만 일방적이지 않으시다는 것입니다. 수혜자의 의도나 반응과는 전혀 상관없이 기적을 일으키고, 병을 고치며 저들을 구원하지는 않습니다. 단적인 예로 예수님이 제자들과 고향을 방문했을 때, 이상하리만큼 예수님을 배척하고 존중하지 않았던 그들에게는 그의 권능을 행하지 않으셨지요(막 6:5). 왜일까요?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의 믿음과 순종을 보기 원하십니다. 구원의 역사는 믿음의 역사요 순종의 역사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에 순종으로 반응한 사람들의 역사가 성경을 통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이적인 오병이어로 오천명을 먹이신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하나님이시기에 아무것도 없이 오천명을 먹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오게 하실 수 있는 분이시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제자들을 명하여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제자들이 인간적인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때 안드레는 군중 사이를 뛰어다니며 작은 아이의 작은 도시락 하나를 찾아서 주님께 가지고 옵니다. 이것이 기적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열두해 혈루증으로 앓던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지기 위해서 내민 연약한 손은 치유의 기적으로 연결되는 믿음의 고리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의 일상의 삶 속에서 일하시기를 원하십니다. 나의 보잘 것 없는 믿음 이지만 작은 아이의 도시락처럼 오병이어의 기적을 경험하게 되기를 기다리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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